질문 : 제가 회식자리를 가는데 어쩔 수 없이 노래방에 가면 도우미를 부르게 됩니다. 그런데 그 여성은 항상 웃으면서 선불금도 없고 돈도 많이 번다고 하는데 손님을 상대하기 싫으면 웃지도 않고 그러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전 그래서 그 여성들이 인권이 착취당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질문 1) 노래방 도우미 여성도 인권을 침해당하나요? 질문 2) 만약 인권이 침해당한다면 왜 노래방에 와서 웃고 오히려 더 들이대나요?

1) 노래방 도우미 여성도 인권을 침해 당하나요? 

그 여성분이 선불금이 없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고 하셨나요? 물론 선불금이 없이 일하시는 여성분들도 많이 있답니다.

사람마다의 차이를 무시할 순 없지만 그 여성분들의 대부분이 다양한 삶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경제적 빈곤, 가족부양, 저학력과 무경험 등... 성매매를 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원론적으로 돌아가서! 그럼 왜 돈을 벌어야 할까요? 명품을 사고 싶어서? 돈을 헤프게 쓰고 싶어서?? 글쎄요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듯 싶습니다. 하지만 신산한 삶속에서 여러 이유로 업소에 나가 일을 해야만 하는 여성들을 탓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생각해야 할것이 있지 않을까요? 사람을 철저하게 상품화하고 몸과 인격까지도 돈으로 거래되는 것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부끄러운 산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상 편의점이나 공장에서 죽으라고 일을 하더라도 많이 받아봐야 100만원에서 120만원입니다. 요즘세대가 88만원세대라고 할 만큼 일자리는 없고 급여가 생계비에조차 미치자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노래방에서 일을 하면 월수입이 훨씬 많겠지요. 현재 대한민국은 돈으로 움직이는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으로 움직이는 세상에서 별다른 경험과 경력이 없는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까요? 성매매는 성매매만 보고는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체계가 작동됩니다. 성매매가 만연된 우리의 막장 성문화, 여성의 일자리 부족,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 여성의 경제적 빈곤,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우리사회의 성차별적 시선 등 다양한 부분을 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또한 회원님께서 질문해주신 인권! 인권침해라는 부분은 아주 섬세하면서 경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인권이라는 자체에 명확한 경계가 없듯이 말이죠! 돈으로 사람의 육체, 정신을 사는 것 자체가 말이 될까요? 성매매는 그냥 잠시 잠깐의 육체를 대여하는 것이 아닌 그 여성의 정신까지도 묶이는 것입니다. 사람의 몸이 함부로 사고 팔리워지게 된 현 세태를 우리는 인간의 존엄이라는 시각에서 근원적으로 다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요?

성매매는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해 필요악이 되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2) 만약 인권이 침해 당한다면 왜 노래방에 와서 웃고 오히려 더 들이대나요?

대부분 그 여성분들이 하는 일이 무엇일까요? 처음 보는 손님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술을 따라야 하고, 여성의 성적서비스를 돈으로 샀다고 생각되는 남성들에게 일회용품처럼 함부로 취급당하면서도 웃어야 하고, 때로는 성매매까지도 해야 하지요. 인간으로서 수치심과 모욕감을 동반할 수 밖 에 없는 행위들입니다.

대부분 성매매 일을 하는 여성이 우는 모습이라든지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혹은 자주 찡그리고 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으신가요? 아닐 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그 여성들은 손님이 오면 웃어야 하는 것 이지요. 마치 살아있는 인형처럼... 업주에게 미움 받지 않고 손님을 많이 받아야 빚을 갚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손님 앞에서 웃고 있는 것이지 그것을 즐기면서 계속 이일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저희가 만난 많은 분들 중 한명도 없습니다. 같은 인간으로서 인권의 시각으로 그 여성들을 바라보신다면 그들이 느끼는 불안과 수치심, 모멸감, 좌절과 죄책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3) 성매매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쁘게만 생각할 것 아니지 않나요?

‘성매매를 직업으로 한다’라는 말에 우선 가슴이 막혀옵니다. 한국사회에서 과연 성매매를 직업으로 한다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더구나 성매매를 좋아서 한다는 것은 성매매여성의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담소에서 오랫동안 여성들을 만나고 지원했지만 좋아서 성매매를 했던 여성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대부분 여성들의 빈곤과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의 제약, 가정과 사회에서의 방임과 유기, 가정폭력`성폭력과 같은 폭력으로 인한 가출, 방황하면서 성매매에 유입됩니다. 성매매여성에 대한 우리사회의 편견과 이중잣대, 낙인감으로 인해 자존감은 극도로 낮아지고 성매매현장에서의 알선자, 구매자 등에 의한 학대경험은 여성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피폐하게 만듭니다. 손님들에게 좋아서 즐기고 웃고 마시고 떠드는 것 같지만 성매매여성들은 고통을 내면에 감춘 채 술과 약물에 취해 손님을 대하고 그 이 후의 시간을 후회와 자책, 수치심과 죄책감으로 보내며 자살을 기도하거나 심각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