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갈 길은 없다. 당신과 나의, 페미니스트 모먼트”

최근 몇 년 사이 페미니즘에 대한 책들이 많이 발간되면서 다양한 내용드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동안 드러낼 공간을 찾지 못했던 여성들의 경험과 생각,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에 대해 감동적이면서 활동 속에서 풀어가야 할 것들에 대한 질문과 고민이 깊어지게 되는 것 같다.

지난 8월 21일, 활동가워크숍에서 활동가들과 함께 나눴던 책은 ‘페미니스트 모먼트’이다.

‘페미니스트 모먼트’는 권김현영,, 손희정, 한채윤, 나영정, 김홍미리, 전희경이 페미니스트로서 자신들의 과거 경험과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내며 평가하고 분석한 글이다.

활동가들은 “나는 질문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때가 있었는지”, “활동가들은 페미니스트가 아니고 싶은가 페미니스트 아니고 싶지 않은가”, “처음 만난 페미니즘과 나의 페미니스트 철학... 우리는 얼마나 알고 싶어하고 얼마나 연대하는지”, “계속 끝까지 페미니스트로 느끼는 세대에 따른 운동사 혹은 페미니즘에 있어서 세대별 연대, 분야별 확장에 대한 이해”, “페미니즘이 나에게 준 것, 나는 어떤 페미니스트이고 싶은가”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으며, 반성매매운동가로서 페미니스트로 활동가들 자신의 페미니스트 모먼트를 만들어가자고 하였다.

권김현영의 [질문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는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그리고 페미니스트로서 이 사회에서 질문을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자신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 이다. 우리는 현장에서 활동가로사 해왔던 질문들에 공감하였다. 우리들에게 페미니즘은 계속해서 새로운 질문이다.

손희정의 [할머니들]은 우리가 역사라고 생각했던 그 이야기들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무엇이 삭제되고 배제되었는지, 오키나와는 ‘전후 일본’이 성립될 수 잇도록 했던 희생의 시스템 속에 놓여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에 끊임없이 저항하고 목소리를 내고 질문을 던지고 그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또다시 질문하게 만들고 있다. 할머니들은 자신들의 고통을 세계에 꺼내어 놓음으로써 이 세계의 보편의 기억에 들어왔기 때문에 잠재력으로만 존재하던 기억들은 정치적 운동의 힘이 될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한 채윤의 [페미니스트이기보단, 페미니스트가 아니고 싶지 않은]은 성별이 아닌 허구의 성차가 사회적 각본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채 지키는 사회적 약속이라는 것이 얼마나 억압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나영정의 [세계와의 불화, 피부의 연대:페미니스트, 소수자, 퀴어]는 타자의 최전선 혹은 타자의 최후에 위치한 이들은 과잉성애화되는 혹은 성적인 의미를 획득하지 못하는 타자이며 욕망이 내가 가진 한계 위에서 구축되고 타인과의 만남을 통한 변화와 갱신을 통해 새롭게 구성된다는 점에서 타자성은 문제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김홍미리의 [페미니즘 고딕체 권하는 세계를 살아가는 법]에서는 ‘우리도 다알아. 다 해봤어’라고 이야기 하기보다는 내 목소리를 들으려 했고 듣고 싶어 했으며 기다려주고 보여주고 질문을 던져 주었다. 지켜보고 대화하고 때로 구박하며 일러주는 것은 운동에 오랫동안 몸담아 온 이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그런 관계 맺음 속에서 활동가의 변화와 성장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희경의 [계속, 끝가지 페미니스트로]는 조직의 역사성은 새로운 활동가에게 어떻게 전달될 수 있는가 세대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이 평등하게 대화할 수 있으려면 조직의 문화는 어때야 하는가 자발성이 성취였던 우리와 달리 자발성을 강요 받아 너무 피곤한 새로운 세대에게 자발성을 동력으로 하는 조직은 어떻게 작동 가능한가. 궁극적으로 하려는 것과 지금 해야 할 일 사이에 놓은 간극을 정확히 인식하고 바로 그곳에서 끈질기게 대화해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페미니즘을 만나 우리의, 나의 언어를 찾은 기쁨에서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이 바로 페미니즘이라는 것... 그래서 우리는 삶 속에서 활동 속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만들어내야 한다.

<몰디>